Dae-Hoon

최백화의 절친 오영희(吳榮姬). 제주 출신의 스포츠걸로, 반 최고 몸짱이다. 친구처럼 이름에 꽃을 뜻하는 한자인 꽃 영(榮)자가 있는데, 백화 못지않게 아름다움에서는 뒤지지 않는 편이다.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운동으로 단련된 육체. 남성만큼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그 나이대 여성치고는 매우 균형 잡히고 튼튼한 몸이다. 그리고 제주도 전설의 천하장사, 찰방 오영관(吳榮冠)의 후손이기도 하다. 막 육지에 옮겨와 살기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적응이 어려웠지만, 재능과 특기를 살려서 체육특기자 전형을 목표 삼아 열심히 살아가니 영희 본인 딴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하던 참이기도 했다. ​어느 토요일, 여느 때처럼 방 안에서도 맨몸운동을 하고 있을 즈음, 아빠가 이걸 흘깃 보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전까지는. “사름은 서울, 마소는 제주 보내랜 하는 속담이 있신디...” 아빠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이 길어져라 내뱉는다. 계속 쌓아두고 있던 것을 이제야 뿜어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 쓰는 사름 만들젠 ᄒᆞ난, 서울서도 몸만 쓰는 마소 됑으넹 어떵ᄒᆞ크냐?” 그 대상자는 이걸 듣고서 바로 문을 발칵 열어젖히고 따지기 시작했고. “몸만 쓰는 마소? 아방. 내가 뭐 짐승이라? 제주가 뭐 무식쟁이들만 있는 막장동네란 거야?!” “그게 아니라, 너가 중학생 때추룩 사람 패멍 다닐까 봐, 널 진짜 사름 만들젠 ᄒᆞ멍 아방 인맥까정 동원행으넹 서울로 취업ᄒᆞ고 이사왔주. 너를 위해서 영 헴쩌게, 너를!” “거는 갸이덜이 먼저 공격해부난 내가 방어ᄒᆞᆫ 거라니까니. 내가 선빵 날린 적도 엇어. 오히려 괴롭힘당헨. 내가 멧 번을 ᄀᆞᆯ아야 알아듣젠? 아방은 왜 ᄄᆞᆯ을 나쁜 사름 만드는디? 서울로 이사 온 것도 도망쳐온 거 아니냐고. 서울서라도 나 잘하는 운동 살령으넹 체육특기자 전형 가젠 헴신디, 아방 눈엔 그것도 사름 안 닮고 마소 닮아?” “내, 내 말은 그게 아니라... 팩트를 말하자면...” “무신 놈의 팩트. 아방은 내가, 무사,

목 떨어진 소녀 최백화는 그 상태 그대로 학교생활을 하게 됐다. 당연히 반의 모두가 통째로 뒤집혔다. 선생님도. 단짝 절친도. 반의 다른 학생들도. 여기서 초점을 맞출 쪽은? 단짝 절친인 오영희의 반응이다. 반 여학생 중 최고 몸짱에 스포츠걸인 오영희. 최백화의 고등학교 절친 중 하나이자 같이 운동하는 사이다. 1학년 때 제주도에서 이사 온 영희가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고, 백화는 그 답례로 여러 근력운동과 스포츠를 배웠다. 그렇지만 옷 쇼핑이나 화장 등의 ‘여성스러운’ 활동은 거부하고 있던 터라 백화가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거에 대해서 말해보려던 차에 신체분리가 일어나버린 것이었다. “안녕, 영희야?” “어, 백화! 어제 뭐헨? 오늘은... 꺄아아아악!” “백화 언니, 이거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 것 같다고 했잖아.” [어차피 들켜버릴 거 그냥 솔직히 내보이는 게 나아] “백화야! 너 머... 머리...” 백화는 송이를 책상에 놓고 타자를 쳤다. [내 머리가 떨어졌고, 지금 자기만의 자아를 각성했어. 앞으로 이 설명을 만나는 사람들한테 몇 번은 계속 무한반복해야 되나 봐] “응. 나는 백화가 아니라 백화의 머리야. ‘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러 줘.” “헐 대박. 실화냐?” [보다시피] “송이... 라고? 분리돼부난 살아 움직이는 게... 그... 뭐냐...” “응. 나 백화 아니고 백화의 머리 맞아.” “......” 영희가 입이 떡 벌어진 채 아무 말도 못 하자, 백화가 얘깃거리를 하나 떠올리더니 빠르게 타자를 쳤다. [혹시 와르다는 안 왔어? 아픈 거 참고 계속 나왔잖아] “갸이? 어. 공부하다 앓아누원. 경 되블 거 닮더라.” [무리하지 말랬는데.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게메. 우리 셋이 맨날 딴 애들한티 ‘플라워 트리오’ 소리 듣는 거 익숙해져부난, 갸이 어신 누구한티 수학문제 물어보냐.” [와르다 건강보다 수학문제 못 물어보는 게 더 걱정? 걔 서운하겠어] “너도 갸이한티

최백화. 그리고 그 머리 송이. 머리가 떨어져 나간 소녀는 이제 일상을 계속해야 할 터이다. 이미 일은 일어났고, 목을 도로 붙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면? [이걸 엄마 아빠 언니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송이가 대답할 틈도 없이 소리가 들려왔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나 왔어~" 이런, 언니 목소리다. 일단 급한 대로 송이를 목 위에 얹어놓고 언니를 맞이한다. "언니~! 잘 다녀왔어?“ 최백화의 언니, 최암덕. 바위 암(巖)자에 베풀 덕(德) 자. 이름에 걸맞게도 큰 키에 다부진 몸매와, 느긋하고 이타적인 성격이 특징이다. "어! 좀 피곤하다. 일찍 왔네? 근데 왜 손을 머리에다 대고 있어?" "아! 그건... 조금 있다가 설명해 줄게." 언니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그냥 거실 소파에 드러누웠다. "언니... 믿지 못하겠지만, 고백할게." 백화는 송이를 들어올려 소파에 내려놓곤 폰에 타자를 친다. 지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나 이렇게 돼버렸어.] "그리고 난 백화의 머리야. 백화의 얼굴을 가졌지만, 그냥 신체 부위일 뿐이야." 언니는 벙찐 표정을 짓다 양손으로 눈을 부볐다. 눈을 끔벅끔벅하고는 믿지 못하겠단 듯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헛것이 다 보이네!" 그리곤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좀 하더니 중얼거리며 들어온다. "오늘 추가 업무 땜에 너무 피곤해서 헛것이 다 보이나 봐. 찬물로 세수하면 다 깰지도 몰라. 그래서 뭐라고?" 백화는 어깨가 축 늘어진 채 휴대폰 화면을 톡톡 두들기곤 송이를 가리켰다. "난 백화의 머리야. 신체 부위라고. 지금은 백화의 동생이나 다름없지만. 이게 진짜야. 현실인걸." "......" 언니는 눈을 까뒤집고 기절했다. 다행히 백화가 잡아서 머리를 부딪히는 일은 없었다. 백화는 언니를 붙들고 마구 흔들었고, 송이는 침울한 얼굴로 한숨을 내쉰다. "백화 언니. 나 좀 가까이 붙여 줄래? 내가 직접 불러서 깨워야 될 것 같아. 언니. 언니... 괜찮아?"

After Choi BaekHwa’s TV debut, some worries were gone, but other new worries were made. Might because of being featured on a TV show, as she tried to disguise herself as an ordinary person like yesterdays, people already started to stare. Some children noticed that her head was simply sitting on her shoulders without being attached, and they’d cry out loud there’s a strange line, mark, crack on her neck. If the parents were present, their reactions were two kinds – parents scolding or making kids to apologize and leaving the place, or agreeing to kids’ curiosity and saying “Oh, you’re right!” Carrying SongYi on both arms, BaekHwa rather felt relieved and unloaded, instead of feeling embarrassed. ‘I’ve no idea I have to be angry or to be sad. Disabled people... Are they always getting this kind of sharp glares, living with confused feelings? Even every day? My body became like this so that makes me a disabled person too...?’ And with the story of detachment happened to our heroine

Oh YeongHui, Choi BaekHwa’s best friend. A sportsgirl from Jeju Island, and the fittest girl in her class. The letter Yeong(榮) means flower, similar to her friend BaekHwa’s name, she’s second to none in terms of beauty, like BaekHwa. A body trained from constant exercises for a long time; Not as bulky and masculine like mens’, but very well-balanced and sturdy for a girl her age. Also she is the descendant of Jeju’s legendary folktale hero, Oh YeongGwan the ‘Chalbang(察訪, public station manager, during Joseon dynasty)’. When she just moved to the mainland Korea during her first year in high school, but she aimed to be a student athlete by making the best use of her talents and specialty, she thought it’s pretty uncomplicated. Not until one particular Saturday, when she was exercising in her room, her dad glancing on it and mumbling to himself. “There’s an ol’ sayin’ that ‘men should be send tae Seoul(capital) and cattles tae Jeju(countryside)’...” He inhaled deeply and let it

The girl who got her head fall off, Choi BaekHwa, has to carry on her school life like that. Of course, everyone in the class was freaked out. The teacher. The best friend. The other classmates. The one whom I will focus on is BaekHwa’s best friend Oh YeongHui (pronounced Young-Hee); the class sportsgirl and the fittest girl in class. One of Choi BaekHwa’s high school best friend and her workout buddy. BaekHwa helped her when YeongHui moved from Jeju Island during freshmen year, and she learned many kinds of exercises and workout methods from her in return. However she was refusing to shop for clothes or to have makeover as they are considered ‘girly’ activities to her, so BaekHwa has been bummed out. When she decided to talk about it, this body part separation happened. “Hello, YeongHui?” “Oi, BaekHwa! What ye did yesterday? T’day... Kyaaaaaahhh!” “Sister BaekHwa, I told you this doesn’t look like a good idea.” [It’s

Choi BaekHwa. And her head SongYi. The girl who got her head fall off, now she has to continue her life. It already happened, and her head couldn’t be reattached anyway. The problem is... [How should we explain this to mom and dad and sis] Without any time for SongYi to reply, there comes a sound – of pressing password on the door lock screen. “I’m home~” Oh no, it’s her older sister’s voice. Quickly putting SongYi on her neck, BaekHwa welcomes her older sister. “Sister~! How was your day?” Choi AmDeok, Choi BaekHwa’s older sister. Am(巖) meaning rock and Deok(德) meaning virtue. A fitting name, as she got tall and sturdy figure, and laid-back attitude with altruistic personality. “Yeah! Bit tired. You’re early! But why you’re putting your hands on your head?” “Ah! That’s... I’ll explain it later.” AmDeok tilted her head in curiosity and just lied down on couch. “Sister... You won’t believe this, but I’ll confess.” BaekHwa picks SongYi up and puts her on couch, types on

The main character of this story is Choi BaekHwa.(Choi is family name, BaekHwa is personal name) She is a girl with a beauty of myriad flowers, just like her name BaekHwa(百花, hundred flowers) shows. Smooth well-kept hair. Not too fat, not too skinny, perfect figure. A beautiful face recognized by any perspective. She was truly a gifted prodigy of her looks. Being a high school student, she was expected to become more beautiful when growing up. But her life turned upside-down when she encountered a once-in-a-lifetime incident. Her body and head become apart. The story is like this. When she was looking for clothes and cosmetics at department store, she looked into the mirror and worried about herself. 'My face. The face which I had for a lifetime. The face I took cared of to be this beautiful. I'm Choi BaekHwa, the prettiest girl in my school. But am I going to be remembered only as my face? Can I be remembered as real me? Am I myself... even without my face?' Trying to shop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최백화. 백화(百花)라는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무수히 흐드러진 꽃밭처럼 아름다운 소녀다. 단정하고 매끈한 머릿결. 살찌지도 마르지도 않은, '나올 곳 나오고 들어갈 곳 들어간' 몸매. 동서양 어느 관점으로 보아도 아름다운 얼굴. 정말 외모에 대해서만큼은 타고난 금수저라고 할 수 있었다. 아직 고등학생이기에, 더욱더 장래의 외모가 기대되는 소녀였다. 그러나 그녀는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고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다. 몸 따로, 머리 따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연은 이러하다. 백화가 백화점에서 옷이랑 화장품을 구경하고,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며 고민하던 때였다. '내 얼굴. 평생 같이 해온 내 얼굴. 아름답게 가꿔온 내 얼굴. 나 최백화, 학교 최고 얼짱. 근데 내가 이 얼굴 자체로만 기억되는 건 아닐까? 진짜 '나'로 기억되긴 하는 걸까? 내 얼굴이 없어도... 나는 나일까?' 고민은 접어두고 쇼핑이라도 좀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보려던 찰나, 사고가 일어났다. 천장에 매달린 광고판이 떨어질락 말락 하다가 자신한테 떨어진 것이다. 백화는 그 광고판을 정통으로 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자신의 신체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뒤였다. '끄응... 방금 뭐야... 머리에 뭔가 떨어졌... 아, 저 광고판이... 병원에 가봐야... 잠깐... 뭔가 이상해. 분명 머릴 부딪힌 거 같은데 왜 머리가 안 아프지...?' 과연, 목 위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백화는 머리에 손을 대어 확인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다. 그저 허공에 대고 손짓할 뿐이다. 황급히 손을 대 보니 어깨하고 목만 만져진다. '세... 세상에! 내, 내, 내 머리! 어디, 어딨어? 어딨어! 어딨어?!'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목소리는 엉뚱한 곳에서 들려온다. "아야야... 정말 아파라. 잠깐, 나... 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보니, 백화는